[대한민국 부자리포트] (2) 자산운용
남자, 꿈꾸다/남자, 꿈꾸다(back up) 2006. 11. 30. 00:15[대한민국 부자리포트] (2) 자산운용 .. "사업하느라 주식.부동산에 한눈 팔 겨를 없어"
"자산운용요? 사업하느라 주식이나 부동산에 한눈 팔 겨를이 없습니다." 연예기획사 스탐의 박상용 사장(38)은 주목받는 젊은 사업가다.
그가 키워낸 청소년 가수 윤하가 일본 오리콘 차트(일본의 가요 순위)를 강타하며 '제2의 보아'로 떠오른 데 이어 이달 초 막을 내린 MBC 청춘시트콤 '레인보우 로망스'에 출연한 신인 탤런트 윤지후도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큰 돈은 아니지만 꽤 벌었다.
박 사장은 "이 바닥에선 '(소속 연예인이) 3연타석 홈런을 치면 (연예기획사는) 평생 먹고 산다'는 말이 있는데 우리는 지금 (홈런까지는 아니지만) 무사 1,2루 상황"이라며 "앞으로 좋은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 미디어 그룹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박 사장이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뛰어든 것은 4년 전.MBC와 KBS에서 모두 8년간 예능 담당 PD를 거치며 경험을 쌓은 그가 사업을 하겠다며 방송사를 그만뒀을 때 주위에서 "바보 아니야"라는 소리를 자주 들었다.
"뭣하러 '갑'에서 '을'이 되려고 하느냐"는 것.박 사장은 그러나 "어릴 때부터 음악사업을 하는 게 꿈이었고 예능 PD가 된 것도 이쪽에서 경험과 인맥을 쌓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더 늦기 전에 인생에 승부를 걸고 싶었다"고 말했다.
생각과 달리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다.
사업 아이디어를 짜내느라 며칠 밤을 잠 한숨 제대로 못잔 적도 많았다.
'신출내기' 연예 기획사에 대한 텃새도 적지 않았다.
박 사장은 3년 전부터 생명보험에 월 300만~400만원가량을 붓고 있다.
일에 치여 자산운용에 공을 들이지 못했지만 사업을 시작한 지 1년 만에 "(너무 힘들어서) 이러다 정말 죽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보험에 가입했다.
"아내와 두 아이(초등학교 4학년인 아들과 6살짜리 딸)를 위해 무엇인가 대비해 둬야 겠다"고 생각한 것.
소속 연예인이 뜨면서 요즘에야 약간의 여유가 생겼다.
시간이 나면 골프를 치러 야외로 나가기도 한다.
올여름에는 메르세데스-벤츠가 자사 차량과 신용카드를 소유한 VIP 회원을 대상으로 내놓은 '한강 요트 패키지'를 이용해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박 사장은 "연예기획사 일은 무엇보다 창의성이 필요하다"며 "필요할 땐 24시간도 부족하게 일하지만 그렇지 않을 땐 머리를 비워둬야 한다"고 말했다.
술은 체질적으로 안받아 술마시며 하는 비즈니스는 포기한다는 그는 "샐러리맨 시절에 비해 100배쯤 힘들고 1000배쯤 재밌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대한민국 부자리포트] (2) 자산운용 .. 투자기준은 수익률보다 안전성

각 통장에는 정확히 4750만원씩만 넣었다.
예금금리(연 5~5.5%)를 감안해 1년 후 원리금이 예금자 보호한도인 5000만원이 조금 못되도록 맞춘 것. A씨는 "혹시 은행이 망해도 돈 떼일 일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샐러리맨들이 고수익 투자상품을 좇는 것과 달리 부자들은 철저히 안전하게 자산을 굴린다.
자기 사업을 하느라 위험이 큰 투자상품에 신경 쓸 시간이 없는 데다 딱히 재산을 더 늘려야겠다는 생각이 적기 때문이다.
외국계 은행의 한 프라이빗뱅킹(PB) 담당자는 "부자들은 사업이나 배당 등을 통해 돈 들어오는 곳이 많기 때문에 자산운용에선 수익률보다 안전성을 중시한다"며 "큰 부자일수록 이런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사가 실시한 부자 대상 설문조사에서도 '자산을 줄지 않게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싶다'는 응답이 57.5%로 '적극적으로 운용해 더 늘리고 싶다'(42.5%)보다 많았다.
금융회사를 선택할 때도 안전성을 철저히 따진다.
정복기 삼성증권 PB연구소 소장은 "부자들은 외환위기 때 자금이 묶였던 일을 아직 기억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금융회사 브랜드에 각별히 신경을 쓴다"고 전했다.
주식은 가급적 피한다.
투자자문회사의 한 펀드매니저는 "부자들이 주식에 투자하는 돈은 전 재산의 5~10% 정도"라며 "그나마 시장이 오를 것이란 확신이 설 때,그것도 우량주에만 투자한다"고 말했다.
안병현 한국투자증권 부평지점 부장도 "부자들은 고수익에는 고위험이 따른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상품에는 절대 투자하지 않으며 기대수익도 은행금리보다 약간 높은 연 7~8% 정도로 정한다"고 밝혔다.
부자들이 안전성 못지 않게 민감해 하는 것은 세금이다.
김종민 교보증권 강남PB센터장은 "재산을 상속하거나 증여할 때 많은 세금을 내야 하는 점이 부자들의 가장 큰 고민"이라며 "상속세보다 증여세가 적기 때문에 젊었을 때부터 부인과 자녀 이름으로 조금씩 증여해 두는 부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상품을 고를 때도 비과세 상품을 선호한다.
김 센터장은 "연 6~7%가량의 배당이 나오면서 3억원까지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는 인프라펀드나 선박펀드 같은 경우 부자들은 기회가 생길 때마다 사모은다"고 덧붙였다.
요즘 뜨는 해외 펀드나 주가연계증권(ELS)은 세원이 노출되기 때문에 꺼린다.
50억원 이상의 재산을 보유한 회계사 B씨는 "국내 펀드는 시세차익이 전액 비과세지만 해외 펀드와 ELS는 그렇지 않다"며 "해외 펀드에 1억원만 투자해도 수익률이 40%를 넘으면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이 되는 데다 국세청에 해당 자료가 남기 때문에 별로 내키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현 시점에서 가장 유망한 투자 수단으로는 부자들의 72.9%가 토지,강남 아파트 등 부동산을 꼽았다.
60대 이상은 땅,40~50대는 강남 아파트를 특히 선호했다.
부자 고객들과 자주 상담하는 삼성금융플라자 관계자는 "정부가 부동산을 눌러도 부자들은 항상 허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귀띔했다.
교보증권 김종민 센터장은 "한번 부동산으로 돈을 번 사람은 절대 부동산을 안 떠난다"며 "개인 자산의 83% 정도가 부동산으로 파악되는데 부자들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예전보다 금융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라는 게 PB들의 전언이다.
투자 결정은 PB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스스로 내리고 있다.
삼성증권 정복기 소장은 "부자 고객들을 상대로 '투자 결정에 누가 영향을 미치나'라는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는데 46%가 '본인 또는 가족'이라고 답했다"며 "미국 부자들이 대부분 PB에 의존하는 것과 대조적"이라고 밝혔다.
전 재산 중 PB에게 맡기는 비중은 20~30% 정도다.
부자들은 주로 거래하는 금융회사도 3~4곳을 두고 있다.
또 한국은 불안하다고 생각해 한 군데 이상의 외국계 은행과 거래하는 부자들이 적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