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태어나다/남자, 태어나다2(back up)

사랑이 아닙니다, 장이 남았나봐요.

창성 2006. 9. 16. 17:39

분명 내가 선포한 이별이었다. 미래가 보이지 않아서, 감당하기 힘들어서, 현실이 버거워서. 그런 이유들로 미쳐버릴 것만 같아 내가 잘해보마 매달리는 그에게 헤어지자 해 놓고 다음 날 그 다음 날도 전화오면 받고 너무 연락 없으면 걸고 휴대폰 요금제를 뭘로 변경하라느니 자취집 어디에 새 샴푸가 있고 비누가 있다는 등. 마치 며칠 친정 가는 마누라가 메모한 듯 꼼꼼히 적어 메일을 보내는 등. 헤어진 남자 속을 재결합의 희망으로 헤집어 놓는 찌질한 짓거리를 한다. 그렇게 애틋하고 걱정되면 왜 헤어졌냐고 아직 그를 사랑하냐고 물어보신다면… 글쎄, 오지랖이 넓어서라고 말할까?


내가 하는 모든 행동은 사랑이 아닙니다. 그냥 관심입니다.
뭘 먹는지 아프진 않은지 일을 잘 되어 가는지 내 죄책감에서 우러나오는 관심일 뿐입니다. 사랑하는 게 아닙니다. 사랑이 아닙니다. 정말 사랑이 아닙니다.
그 무섭다는 ‘정’이 더 끔찍하게 진화해 ‘습관’으로 굳어져버려서 그런 겁니다.
내 생활의 일부로 눌러 붙어 버려 그런 겁니다.
그토록 사랑했던 사람인데 어떻게 단숨에 전화도 안 받고 원수처럼 모른 척 합니까?
내가 쿨~ 하고 멋진 여자가 아니라 미련해서 그럽니다. 사랑하는 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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